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항암제 위해관리프로그램 등록 자동입력 시스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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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이희주
- 작성일 2026.10.08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항암제 위해관리프로그램 등록 자동입력 시스템 개발
- 시스템이 입력하고 의료진이 화면을 확인·승인해야 최종 등록, 환자 오등록·용량 오기 차단 -
- 환자 명단은 병원 내부망 서버에만 보관… 외부 클라우드·AI 서비스 전송 없어 -
- 의료 현장 디지털 전환으로 조제 대기 단축, 의료진은 진료에 집중 -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 이정연 교수팀(혈액내과)은 항암제 위해관리프로그램(RMP, Risk Management Program)에 환자 정보를 자동으로 입력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진료 현장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혈액내과 민창기·박성수·변성규 교수가 함께 참여한 이번 개발로, 처방 때마다 20개 넘는 항목을 손으로 옮겨 적던 작업이 환자 등록번호 하나를 입력하는 것으로 대체됐다.
국가통계포털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다발골수종 신규 환자 수는 2023년 2,099명으로 2003년 617명 대비 약 3.4배 늘었다. 그러나 다발골수종 치료에 사용되는 핵심 약제인 탈리도마이드·레날리도마이드·포말리도마이드와 같은 면역조절제는 태아 기형 유발 위험 때문에 관리가 특히 엄격해, 생산 제약사별 위해관리 시스템에 환자를 등록해야만 처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는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의료진의 처방·등록 업무 부담도 커지는 문제를 야기할 뿐 아니라, 제약사별 시스템마다 화면 구성과 입력 순서가 달라 담당자가 같은 정보를 반복 입력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신규 환자 등록 한 건에는 인적사항과 진단명, 환자확인 문항 10~14개, 개인정보·민감정보 동의 4개 항목까지 20개 넘는 항목을 채워야 하며, 1인당 3~4주 주기로 재처방 등록이 발생한다. 게다가 가임기 여성은 처방 직전 24시간 이내 시행한 음성 임신검사 결과를 먼저 등록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렇게 반복 빈도가 높고 절차가 엄격한 업무일수록 실수가 누적되기 쉽다는 점을 개발의 출발점으로 삼고, 휴먼 에러를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해당 시스템은 의료진이 환자 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이름과 성별, 생년월일, 진단명, 환자 분류를 자동으로 찾아 채우고 과거 처방 이력까지 함께 보여준다. 재처방의 경우 위해관리프로그램 사이트에 기록된 기존 처방 내역을 직접 조회 후 자동 입력해주며, 의료진은 값을 확인하고 달라진 부분에 한해 수정하는 방식이다.
설계에서 특히 강조한 부분은 안전장치다. 시스템은 입력까지만 수행하며 저장·제출 버튼은 자동으로 누르지 않는다. 입력이 끝나면 의료진이 검토·승인해야만 저장이 실행되는 2중 승인 구조를 적용했을 뿐 아니라, 등록번호 완전 일치 여부를 확인하여 이상이 없는 경우에만 동작하도록 구현되었다. 가임기 여성에게는 임신검사 등록·승인, 처방전 입력·승인의 복합 승인 구조를 적용해 처방 규제 요건이 원천적으로 누락되지 않도록 했다. 무엇보다 시스템은 병원 내부망 환경에서 독립적으로 구동돼 외부 인터넷을 통한 정보 유출 우려가 없다.
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이정연 교수는 "자동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틀리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며 "저장 버튼은 반드시 사람이 누르도록 설계를 고정했고, 환자가 잘못 지정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진행을 멈추도록 했다"고 말했다.
민창기 교수는 "위해관리프로그램은 환자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지만 이제까지는 현장 인력들에게 부담이 돌아가는 구조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업무 부담 감소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한 처방을 제공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돈디"고 밝혔다.
이정연 교수가 개발을 주도한 이 시스템은 별도의 외부 도움 없이 다발골수종센터 의료진들이 AI의 도움을 받아 자체 개발했다. 센터는 개발 이후 신규 등록·재처방, 가임기 여성 환자의 임신검사 등록까지 충분한 검증을 마친 뒤, 9월부터 진료 현장에서 쓰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프로그램 특허 출원 및 저작권 등록을 신청한 상태이며, 앞으로 적용 대상을 넓히고 원내 시스템과의 연계도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현장 맞춤형 프로그램을 의료진이 직접 제작해 사용하는 이번 사례는 서울성모병원이 지향하는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 전환)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최근 동일한 다발골수종센터의 박성수 교수도 전자의무기록과 검사 결과를 결합해 임상시험 참여 가능 환자를 자동 선별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의료진 주도로 개발해 특허 출원과 프로그램 저작권 등록을 마치기도 했다. 병원은 이러한 사례를 확대하기 위해 원내 AI 에이전트 아이디어 챌린지 등 다양한 공모전을 시행하며 현장에 실질적인 변화를 불러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