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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맹장염과 혼동하기 쉬운 복통, 대장에 생긴 염증 ‘게실염’

  • 조회수 150
  • 작성자 이희주
  • 작성일 2026.11.06

맹장염과 혼동하기 쉬운 복통, 대장에 생긴 염증 ‘게실염’

 


  갑자기 오른쪽 아랫배에 통증이 나타나면 흔히 충수염(맹장염)을 떠올린다. 하지만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 중에는 대장에 생긴 작은 주머니에 염증이 발생하는 ‘게실염’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오른쪽 대장에 게실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 충수염과 구별하기 쉽지 않다. 게실염은 가벼운 염증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 장천공이나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게실은 대장 벽의 약한 부분이 바깥쪽으로 돌출되면서 형성된 주머니 모양의 구조물이다. 대장에 게실이 생긴 상태를 ‘게실증’, 게실에 염증이 발생한 상태를 ‘게실염’이라고 한다. 게실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염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게실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다른 질환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게실이 생기는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대장 벽의 변화와 장 내부의 압력,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이섬유 섭취 부족, 비만, 흡연, 신체활동 부족 등도 게실염 발생 위험과 관련이 있다. 서양에서는 왼쪽 대장에 게실이 많이 발생하는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는 오른쪽 대장에서 상대적으로 흔하게 발견된다.

 

  임채동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에 게실이 있다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염증이 발생하면 복통과 발열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게실염은 통증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다른 복부 질환과 혼동하기 쉬워 증상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게실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이다. 오른쪽 대장에 염증이 생기면 오른쪽 아랫배가 아파 충수염과 혼동할 수 있고, 왼쪽 대장에 발생하면 왼쪽 아랫배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발열과 오한, 메스꺼움이 동반되거나 변비와 설사 등 배변 습관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염증이 심해지면 농양이나 장천공, 복막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진단은 복통의 위치와 양상, 발열 여부 등을 확인하고 혈액검사와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복부 CT는 염증의 위치와 범위,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장내시경은 급성 염증이 심한 시기를 피해 회복 이후 환자의 상태와 이전 검사 이력 등을 고려해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게실염 치료는 염증의 정도와 합병증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합병증이 없는 가벼운 게실염은 식사 조절과 통증 관리 등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항생제는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증상이 심하거나 면역기능이 저하된 경우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투여 여부를 결정한다. 염증이 심하거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입원해 항생제 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게실 주변에 고름이 고이는 농양이 발생하면 크기와 위치에 따라 항생제 치료와 함께 피부를 통해 배액관을 삽입해 고름을 빼내는 경피적 배액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장천공으로 복막염이 발생하거나 장폐색, 누공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긴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수술에서는 염증이 발생한 대장 부위를 절제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장을 다시 연결하거나 일시적으로 장루를 만들기도 한다.

 

  임채동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게실염은 염증이 발생했다고 해서 모두 수술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장천공이나 복막염 등 합병증이 발생하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수술 여부는 재발 횟수만으로 결정하지 않고 염증의 심각도와 합병증 유무,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고 말했다.

 

  게실염은 치료 후에도 재발할 수 있어 평소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하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적절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붉은 고기의 과도한 섭취를 줄이고 금연하는 것도 권장된다. 다만 급성 게실염으로 치료받는 동안에는 상태에 따라 식사 조절이 필요하므로 의료진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좋다.

 

  임채동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게실염은 치료 후 증상이 좋아졌더라도 생활습관과 재발 위험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복통이 지속되거나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단순한 소화기 증상으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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